무의식

지식이란 것이 무엇인가. 가식적이거나 비굴하게 행동하는 것은 내 이성적 감성적 판단에 가장 최선의 선택이라고 여겨지는 것에 대한 행동일 수도 있다. 모든 행위에는 동기가 있다. 내가 내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그 시점에 그렇게 행동 해야 한다는 당위성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뒷받침이 되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다. 사실 특별한 운동을 배우면서 같은 동작을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은 무의식 중에서라도 그러한 상황이 오면 그렇게 행동하라는 것을 각인시키는 것이다. 물론, 그러한 상황이 왔을 때 의식적으로 다르게 행동할 수 있지만, 몸으로 익힌 습관이란 것은 무섭다. 지식을 머리에 쌓는 것도 이러한 운동을 배우는 것과 같다. 특정한 상황에서 이성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행동은 머리 속에 남아있는 지식의 판단에 의해 좌지우지하는 것일지 모른다. 그러므로, 가식적으로 또는 비굴하게 보이는 행동도 삶에 있어서 본인이 지각하지 않는 의도된 행동일 수 있다. 그러한 행동으로 인해 비참함을 느끼거나 후회하는 것도 물론 있을 수 있다. 왜 그래야만 했나. 그렇게 행동하지 않으면 안되었을 까. 물론, 모든 행동에 최선으로 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게 바로 완벽하다는 것이다. 이성적으로 완벽한 매 순간의 최선. 이건 불가능하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에서 지식인의 비굴함 및 지식을 토대로 한 가식이 느껴진다. 책을 읽는 당사자인 나로써는 주인공이 지적으로 또는 객관적으로 뛰어남을 기대했을 지도 모르다. 주인공이 얼마나 지적인지 판단되지 않지만, 생각과 행동에 다소 이질적인 느낌은 실망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우리 세계에선 그게 자연스러운 거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의 논리적인 말솜씨나 초현실적인 능력은 초인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자라는 점이다. 누구나 예수님을 본받길 원할 수 있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이가 이와 같은 완벽한 인간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보나. 초현실적인 능력을 배제하고도 말이다. 나는 부족한 인간이 비난 받을 가치는 없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비굴하고 가식적이고 등등의 느낌을 받는 순간이 있다면, 이에 대해 너무 비참해할 필요는 없다. 지하로부터의 수기에 나오는 지하인처럼 얻을 수 없는 무언가를 위해 노력하는 삶을 포기하는 방황은 필요 없다. 가진 지식의 선택에 따른 자연스러운 행위는 다분히 인간적이라고 본다.

by 강세윤 | 2009/06/27 02:28 | 정리되지 않은 생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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